고객이 어떤 이유를 말할지 아직 모른다면 자유응답으로 탐색하고, 적절한 보기를 준비했으며 그 범주별 응답을 집계하려면 선택형을 검토하세요. 선택형에 ‘기타: 직접 입력’을 붙이면 목록 밖의 답을 받을 수 있지만, 보기를 보여 주지 않은 자유응답과 같은 조건이 되지는 않습니다. 필요한 정보와 보기의 준비 상태, 수집 뒤 분류할 여건을 함께 보고 결정해야 합니다.
보기로 만들 답을 이미 알고 있나요?
자유응답인 개방형 질문은 응답자가 자기 말로 답하게 합니다. 선택형인 폐쇄형 질문은 준비된 보기에서 답을 고르게 합니다. 이 글은 온라인 고객 설문에서 이용 이유나 의견을 묻는 문항을 다룹니다. 나이나 금액을 직접 입력하는 문항까지 모두 같은 성격의 자유응답으로 다루지는 않습니다.
영국 Government Analysis Function의 질문지 설계 안내는 답변의 활용 목적을 먼저 정하고 형식을 고르도록 설명합니다. 적절한 응답 범주를 만들 정보가 부족한 탐색 단계에는 개방형 질문이 적합하다고 안내합니다. 따라서 ‘집계가 편한가’에 앞서 ‘고객이 말할 이유의 범위를 알고 있는가’를 확인해야 합니다.
다음 표는 이 안내와 호주 통계청(ABS)의 질문 유형 안내를 고객 설문에 적용한 비교 기준입니다. 기관의 표준 양식을 그대로 옮긴 것은 아닙니다.
| 형식 | 적합한 목적 | 준비할 내용 | 수집 뒤 남는 업무 |
|---|---|---|---|
| 자유응답 | 예상하지 못한 이유와 고객의 표현을 탐색 | 무엇에 대해 써야 하는지 분명한 질문과 답변 공간 | 문장을 읽고 의미를 해석하며, 범주별로 집계하려면 분류 기준을 만들어 적용 |
| 선택형 | 준비된 이유 범주별 응답을 집계 | 대상 고객에게 맞고 서로 겹치지 않는 보기, 필요한 답을 빠뜨리지 않는 목록과 선택 안내 | 보기별 응답을 정리하고 질문과 보기의 범위 안에서 해석 |
| 선택형 + 기타 입력 | 준비된 범주로 집계하면서 목록 밖 이유도 수용 | 선택형 보기와 기타 입력란, 입력 내용을 검토할 담당자 | 보기별 집계에 더해 기타 응답을 읽고 분류하거나 보기 수정에 반영할지 판단 |
자유응답은 보기를 만드는 일을 줄여 주지만, 응답자가 답을 떠올려 문장으로 작성해야 합니다. 수집한 문장을 범주로 묶는 데도 사람이 해석하고 처리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ABS는 자유응답의 작성 부담과 수작업 분류에 필요한 자원을 함께 지적합니다.
선택형은 대체로 답하고 처리하기 수월하지만, 그만큼 설계 단계에서 보기의 범위와 표현을 준비해야 합니다. 팀이 떠올린 이유 몇 개를 적었다는 것만으로 적절한 보기를 확보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고객의 상황을 반영하는지, 서로 겹치는 표현은 없는지, 해당하는 답이 없는 사람도 응답할 수 있는지 살펴보세요.
같은 이용 이유도 형식에 따라 다른 답을 얻습니다
아래는 형식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한 가상 문항입니다. 보기의 이유들은 실제 고객 조사에서 확인한 내용이 아니며, 이 목록을 그대로 쓰라는 권고도 아닙니다.
| 구분 | 가상 문항과 응답 방식 |
|---|---|
| 빈칸형 | 이 서비스를 처음 이용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유를 직접 적어 주세요: ______ |
| 보기형 | 이 서비스를 처음 이용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요? 하나를 선택해 주세요: 가격 / 필요한 기능 / 지인의 추천 / 기억나지 않음 |
빈칸형에서는 응답자가 이유를 떠올리고 표현해야 합니다. 보기형에서는 제시된 이유를 읽고 자신의 경험에 맞는지 판단합니다. 목록에 ‘지인의 추천’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그 이유를 떠올릴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고객에게 중요한 이유가 목록에서 빠져 있다면 자신의 답을 적절하게 표현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Pew Research Center의 질문 작성 안내는 응답 형식뿐 아니라 어떤 보기를 제시하고 어떻게 표현하는지도 답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자유응답으로 가능한 답을 먼저 살핀 뒤, 그 내용을 바탕으로 선택형 보기를 개발하는 방식도 소개합니다. 이를 적용하면 보기의 근거가 부족할 때는 탐색을 먼저 하고, 이후 집계 목적에 맞춰 선택형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국내 연구도 보기의 적정성을 점검할 이유를 보여 줍니다. 김지범, 김솔이, 강정한의 2016년 한국종합사회조사 문항 형식 실험에 관한 공개 초록은 다른 나라의 문항을 받아들일 때 질문뿐 아니라 응답 범주가 한국적 맥락에 맞는지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사회문제에 관한 이 연구를 고객 설문의 효과 크기나 특정 형식의 우월성을 입증하는 근거로 옮길 수는 없습니다.
보기에서 고른 이유와 스스로 떠올려 쓴 이유는 같은 조건에서 얻은 답이 아닙니다. 결과를 보고할 때도 ‘제시한 보기 중 선택한 이유’인지 ‘보기를 제시하지 않고 받은 이유’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형식 하나를 고르는 것만으로 언제나 더 정확한 답을 얻는다고 판단하지 마세요.
기타 입력칸은 어디까지 보완할까요?
앞의 보기형에 ‘기타: 직접 입력’을 추가하면 목록 밖 이유를 적을 통로가 생깁니다. ABS는 이를 부분 폐쇄형 질문으로 설명합니다. 보기 목록이 모든 답을 포괄하는지 확신하기 어려울 때 사용할 수 있고, 사전시험에서 빠진 보기를 찾는 데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ABS의 부분 폐쇄형 질문 안내는 일부 응답자가 기타란을 사용하지 않고 명시된 보기 안에서만 답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기타란을 붙여도 앞서 본 보기의 영향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기타 응답이 적다는 사실만으로 목록이 충분하다고 결론 내리기도 어렵습니다.
기타란은 처리 업무도 남깁니다. 가령 앞의 가상 설문을 준비하는 제품팀이라면, 설계 담당자가 기타 응답을 읽고 기존 보기로 분류할 수 있는 내용인지, 새 이유인지, 뜻을 판단하기 어려운 답인지 검토하도록 정할 수 있습니다. 이는 처리 담당을 정하는 적용 예시이며 기관이 지정한 필수 역할은 아닙니다.
배포 전에 ‘누가 기타 응답을 읽고, 분류가 어려운 답은 어떻게 검토할지’를 정해 두세요. 기타 응답의 비율에 임의의 합격선을 두기보다 내용을 읽어 누락된 이유나 보기의 모호함을 확인하는 편이 설계 수정에 도움이 됩니다. 입력란을 추가하는 것으로 검토 업무까지 끝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자유응답과 선택형을 함께 쓸 때 정할 것
두 형식이 모두 필요하다면 자유응답을 받는 목적부터 구분하세요. Pew의 질문 순서 설명에 따르면 앞서 나온 관련 선택형 질문이 뒤의 자유응답에서 언급할 내용을 떠올리게 할 수 있습니다. 이 원칙을 고객 설문에 적용하면 다음 두 경로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 고객이 스스로 떠올리는 이유가 필요할 때: 이용 이유를 자유롭게 묻는 문항을 관련 보기 노출 전에 둡니다. 같은 주제의 앞선 문항에서도 이유를 미리 제시하고 있지 않은지 함께 확인합니다.
- 선택한 답의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할 때: 선택형 뒤에 ‘방금 고른 이유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와 같은 자유응답 문항을 둡니다. 이 답은 선택한 항목의 배경을 이해하는 자료로 사용합니다.
두 번째 경로로 받은 설명을 ‘고객이 아무 단서 없이 자발적으로 언급한 이유’라고 보고해서는 안 됩니다. 이미 보기와 자신의 선택을 바탕으로 쓴 답이기 때문입니다. 두 형식을 무조건 함께 넣기보다, 자발적 언급과 선택 이유의 설명 중 무엇이 필요한지 정한 뒤 그 목적에 맞는 순서를 택하세요.
문항별 선택 이유를 한 줄로 남기세요
설계안을 검토할 때는 각 문항 옆에 필요한 정보, 형식의 선택 이유, 처리 담당, 시험할 문제를 적어 보세요. 아래는 영국 안내의 정보 활용 목적 확인과 ABS의 질문 구조와 시험 안내를 응용한 가상 검토표입니다. 실제 조사 결과나 정해진 표준 양식이 아닙니다.
| 문항 | 필요한 정보 | 선택 형식과 이유 | 분류 담당 | 시험할 문제 |
|---|---|---|---|---|
| 처음 이용한 가장 큰 이유 | 아직 파악하지 못한 이유의 범위 | 자유응답: 보기로 만들 근거가 부족함 | 기획 담당자가 답을 읽고 분류 기준 검토 | 처음 이용한 시점을 이해하고 이유를 써낼 수 있는가? |
| 처음 이용한 가장 큰 이유 | 사전 탐색으로 정리한 이유별 응답 | 선택형 + 기타: 준비된 범주로 집계하며 빠진 이유도 수용 | 설계 담당자가 기타 응답 분류 | 보기에서 자신의 이유를 찾는가? 기타란을 이해하고 사용하는가? |
| 고른 이유의 구체적인 설명 | 선택한 항목의 배경 | 선택형 뒤 자유응답: 고른 답의 의미를 더 파악 | 분석 담당자가 선택 항목과 함께 검토 | 보기 문구를 반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필요한 설명을 할 수 있는가? |
첫 두 행은 같은 이용 이유 문항을 서로 다른 준비 상태에서 설계한 대안입니다. 두 문항을 모두 넣으라는 뜻은 아닙니다. 검토표를 채울 때는 다음 질문에 답이 있는지 확인하세요.
- 이 답을 어디에 사용할지 설명할 수 있나요? 목적이 불분명하면 형식을 고르기 전에 필요한 정보부터 좁힙니다.
- 보기는 무엇을 근거로 만들었나요? 팀의 예상만 있다면 자유응답을 통한 사전 탐색을 검토합니다.
- 직접 쓴 답을 누가 읽고 분류하나요? 담당과 처리 여건이 없다면 필요한 자유응답의 범위나 조사 일정을 다시 검토합니다.
- 응답자가 보기의 뜻을 이해하고 자신의 상황에 적용할 수 있나요? 설명을 달았다는 사실만으로 해결됐다고 보지 말고 실제 답변 과정을 확인합니다.
ABS는 지침을 따르는 것만으로 문항이 의도대로 작동한다고 확신할 수 없으며 실제 응답자와 시험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정한 형식이 잘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설문 사전검사, 배포 전에 무엇을 확인할까?에서 이어 읽을 수 있습니다.
출처
- Pew Research Center: Writing Survey Questions
- Government Analysis Function: Questionnaire design guidance
- 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General forms design principles: Question type
- 김지범, 김솔이, 강정한(2017): 서베이조사실험을 통한 폐쇄형과 개방형 설문 응답 차이: 2016년 한국종합사회조사 (KCI 공개 초록)
- 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General forms design principles: Question structure